잡동사니 파일 정리

내 이 세상 도처에서 쉴 곳을 찾아보았으나, 마침내 찾아낸, 컴퓨터가 있는 구석방보다 나은 곳은 없더라.

잡동사니 파일 정리

어제 운영체제를 WinXP에서 Win7으로 바꾸기 위해 기존 파일을 백업하는데 백업해야 할 양이 30 GB에 달했다. 예전에는 5~600 MB면 충분했는데... 컴퓨터를 오래 사용하다보면 온갖 잡동사니 파일이 생기게 마련이다. 이런 것들이 쌓이면 그 양이 어마어마해진다. 다행히 나는 동영상을 모으는 취미가 없다. 동영상까지 모았다면 정말 엄청났을 것이다. 내 디스크에 쌓이는 파일은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 음악 파일 - MP3 파일. 최근에는 컴퓨터로 음악을 듣지 않는다. 예전에 모아둔 파일이 대부분이며 새로 받는 파일은 거의 없다.
  • 이미지 - 주로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 사진은 계속 늘어난다.
  • 문서 파일 - 개인 문서, 회사 문서 또는 다운로드한 기술 문서 등.
  • 동영상 - 영화나 드라마 같은 것들. 동영상을 보는 경우도 거의 없고 모으지도 않는다.
  • 소스 코드 - 예전에 작성했던 소스 또는 현재 회사에서 작성하는(?) 소스 코드.

가장 많은 것은 음악파일로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다. 내가 음악 애호가도 아니고 요즘은 음악을 즐겨듣는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지울 수는 없어 일단 백업했다. 여러 번 백업하며 정리를 제대로 안 하다보니 동일한 폴더(와 파일)가 여러 곳에 있어 같은 폴더는 하나만 남기고 다 지웠다.

이미지 파일은 회사 PC에 보관하지 않는데, 예전에 넣어둔 사진들이 있어 함께 백업했다. 사진도 폴더채로 복사를 여러 번 했었는지 중복된 폴더가 있었다.

동영상은 모아둔 것도 거의 없고 있는 것도 보관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모두 지워버렸다.

문서 파일과 소스 코드... 이런 건 분량이 얼마 안 될꺼라 생각했지만, 개수로 따진다면 꽤 된다. 잠깐 폴더를 돌아다니며 예전에 작성했던 문서와 소스 코드를 였어봤다. 이런 걸 나중에 다시 볼 일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그냥 백업했다. 이렇게 보관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파일을 모두 외장 하드디스크에 백업을 한 다음 OS를 새로 설치했다.

재미있는 것은 백업받은 파일을 다시 PC에 옮기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아쉬움이 없다는 것이다. 외장 하드에는 존재하지만 내 PC에는 없다. PC를 사용하면서 백업받아 둔 파일의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

그렇다면 없어도 되는 것 아닐까? 알 수 없다. 항상 그렇지 않은가? 가지고 있으면 볼 일이 없겠지만 지우고 나면 아쉬운 일이 생긴다. 지워버리지 않는다면 찾을 일이 없을 지도 모른다. 지우면 찾을 일이 생긴다. 그때는 후회해도 소용없을 것이다. 그래서 쓸데 없는 잡동사니를 이고 가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