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관념

내 이 세상 도처에서 쉴 곳을 찾아보았으나, 마침내 찾아낸, 컴퓨터가 있는 구석방보다 나은 곳은 없더라.

고정관념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오래된 도자기에는 당연히 한자와 동양화가 그려져 있을 거라 생각할 것이다. 주위에서 그런 것밖에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꼭 그러라는 법은 없다. 글자는 알파벳으로 쓰여 있고, 그림도 동양적인 것과는 전혀 다른 도자기도 있다. 아래 그림처럼.

Rijksmuseum에서 본 도자기 사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어느 박물관에서 본 도자기. 이 박물관에서는 사진을 찍는 것이 허용되어 있었음. 사진을 확대해 아래 설명을 보면 1660~1675년 사이의 작품임을 알 수 있다.

이 도자기를 처음 봤을때 참 낯설면서도 신기했다. 도자기에 이런 식으로 서양 그림과 문자가 새겨져 있을 수도 있다고는 생각해본 적도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종종 지끔까지 봐온 것이 전부라고 착각한다. 그렇게 사고가 굳어지면 다른 것은 아예 인정하지 않고 거부하게 된다. 자신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람이라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자신의 이익 또는 자존심과 상관 없는 일이라면 아마 맞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이 오랫동안 일해왔던 분야, 자신이 전문이라고 생각하는 분야라면 상황이 약간 달라진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소위 전문가라 자처하는)이 이런 실수를 저질렀는가? 스스로 그런 함정에 빠져들지 않으려 경계는 하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그 경계가 점점 무뎌지는 것을 느낀다. 항상 각성하지 않고 있으면 언제 그 함정에 빠져들지 모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