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라이어

내 이 세상 도처에서 쉴 곳을 찾아보았으나, 마침내 찾아낸, 컴퓨터가 있는 구석방보다 나은 곳은 없더라.

아웃라이어

아웃라이어를 읽고 사람들은 "1만 시간의 법칙"을 이야기한다. 어떤 분야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1만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1만 시간도 '그냥 일하는 시간이 아니라 "수련을 위해" 쓰는 시간이어야 한다'고 한다. 1만 시간의 법칙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의 주제는 1만 시간의 법칙이 아니다.

이 책의 주제는 저자의 에필로그에 나와있는 다음 내용이 아닌가 싶다.

하키 선수, 빌 조이, 로버트 오펜하이머, 그리고 그밖에 다른 어떤 부류의 아웃라이어라고 하더라도 드높은 횃대 위에 앉아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진심으로 "나는 이 모든 것을 내 힘으로 해냈다"라고 말할 수 없다. 슈퍼스타 변호사와 수학 천재, 소프트웨어 기업가는 얼핏 우리의 일상적인 경험에서 벗어난 존재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그들은 역사와 공동체, 기회, 유산의 산물이다. 그들의 성공은 예외적인 것도 신비로운 것도 아니다. 그들의 성공은 물려받거나, 자신들이 성취했거나 혹은 순전히 운이 좋아 손에 넣게 된 장점 및 유산의 거미줄 위에 놓여 있다. 이 모든 것은 그들을 성공인으로 만들어내는 데 결정적인 요소였다. 아웃라이어는 결국, 아웃라이어가 아닌 것이다.

--아웃라이어, p324~325

성공은 개인의 노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고 여러 주변 여건이 잘 맞아들어야 한다. 한 만디로 운이 좋아야 한다는 것이다. 1만 시간동안 열심히 노력해 그 분야에 숙달하는 것과 성공은 별개다. 성공한 사람들의 재능과 노력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재능과 노력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점을 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생의 목표를 성공에 두는 것은 어리석어 보인다. 그냥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게 최선이다. 좋아하니 열심히 하게 되고, 열심히 하니 실력이 늘고, 실력이 느니 더 재미있어지고, 그래서 더 열심히 하고... 이렇게 하다가 운 좋으면 성공도 할 것이고 운 나빠도 자신이 좋아하는 걸 마음껏 했으니 후회는 없을 것이다. 전문가가 되겠다고, 성공하겠다고 좋아하지도 않는 일에 1만 시간 채우겠다고 삽질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짓도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