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acs

내 이 세상 도처에서 쉴 곳을 찾아보았으나, 마침내 찾아낸, 컴퓨터가 있는 구석방보다 나은 곳은 없더라.

Emacs

Emacs를 시작한 것은 꽤 오래 전이지만, 그동안 계속 사용한 것은 아니어서 지금도 Emacs 초보자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예전에 Java를 많이 사용할 때는 Eclipse를 썼는데, 요즘은 주로 JavaScript로 작업하다보니 다시 Emacs로 돌아오게 되었다. JavaScript나 Python 같은 스크립트 언어로 코딩할 때 Eclipse는 무겁고 불편하다.

어떻게 보면 Emacs는 구식 에디터이기 때문에 Sublime Text와 같이 최근에 나온 에디터와 비교하면 조금 투박한 면이 없지 않다. Sublime Text를 잠시 써보려 했지만 Sublime Text만의 독특한 단축키에 적응하지 못할 것 같아 포기했다.

전문가 수준은 아니지만 Vim도 그럭저럭 쓴다. 지금도 간단한 텍스트 파일이나 로그 파일 같은 것을 콘솔에서 볼 때는 Vim이 편하다. 그러나 프로그램을 작성할 때는 Emacs가 좀더 편한 것 같다.

최근에는 package manager가 내장되어 기능 확장도 쉬워졌다. 예전처럼 Elisp을 직접 편집해야 하는 경우도 많이 줄었다. 그리고 Clojure를 공부하다 보니 Elisp도 대충은 읽을 수 있게 되었다. 매일 조금씩 Emacs를 내게 맞게 다듬어 가는 느낌이 들어 좋다.

org-mode를 사용하면 Emacs로 Todo 목록도 관리할 수 있다. 항목별 우선순위, 일정, 완료 여부 등을 표시할 수 있다. 타이머를 이용해 특정 항목을 수행한 시간도 기록할 수 있는 것 같은데 아직 어떻게 쓰는지는 잘 모르겠다. org-mode도 기능을 하나씩 익히고 있다.

회사에 Vim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Emacs를 써보라고 권유하곤 하지만 지금까지 넘어온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이건 사실 취향 문제이기도 하다. Java를 주로 사용한다면 Eclipse나 IntelliJ를 사용하는 것이 텍스트 에디터로 개발하는 것보다 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