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깅 다시 시작

내 이 세상 도처에서 쉴 곳을 찾아보았으나, 마침내 찾아낸, 컴퓨터가 있는 구석방보다 나은 곳은 없더라.

블로깅 다시 시작

거의 2년만에 블로그에 글을 쓴다. 그동안 티스토리 블로그를 썼는데, 모두 깃헙(GitHub)으로 옮겼다. 깃헙 페이지를 만들면 깃헙 저장소를 블로그로 쓸 수 있다. 만드는 방법도 단순하다. 깃헙에서 {아이디}.github.io로 저장소를 만들면 된다. 이 저장소에 있는 HTML 파일은 브라우저에서 그대로 볼 수 있다. 정적 사이트 생성기로 사이트를 생성해 깃헙 저장소에 올리면 된다.

정적 사이트 생성기에 대해 들은 것은 꽤 되었지만 어떤 것을 쓸까 망설이면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원조격인 Jekyll이나 Octopress는 루비로 되어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파이썬 기반의 다른 엔진도 잠깐 봤지만 내가 파이썬을 공부하는 데 시간을 들일 것 같지 않아 넘어갔다. 결국 노드 기반의 Hexo를 쓰기로 했다. 최근 자바스크립트를 많이 쓰게 되어 노드에 관심이 더 갔다. 노드 기반의 다른 엔진은 문서가 부실해 시작이 쉽지 않았지만, Hexo는 비교적 문서화가 잘 되어 있어 쉽게 따라 해볼 수 있었고, 써보니 상당히 괜찮았다.

잠시 Ghost를 쓸까도 고민했다. Ghost는 오픈소스 블로깅 플랫폼으로, 마크다운을 사용해 글을 편집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내가 직접 서버를 운영하는 부담을 지고 싶지는 않았다. Ghost 호스팅 서비스도 있고 제일 저렴한 가격이 한 달에 5달러 정도지만,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블로그를 만들 수 있는데 굳이... 하는 생각이 들었다. Ghost는 괜찮아 보였지만 돈을 주고 쓸 만큼 뛰어나지는 않았다.

마크다운으로 글을 쓰는 것도 재미있다. 리치 텍스트 에디터로 글을 쓰면 스타일을 꾸미는 데 자꾸 신경을 쓰게 되는데, 텍스트 에디터에서 마크다운으로 글을 쓰면 내용에 집중할 수 있다. 이게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겠다. 파일을 내 컴퓨터에 두고 내가 좋아하는 에디터로 편집할 수 있다는 점도 좋다. 특히 여러 파일에 걸쳐 수정할 일이 생겼을 때 예전 같으면 글 목록을 하나씩 클릭하며 하나씩 지루하게 작업해야 했을텐데 이제는 좀더 편하게 작업할 수 있게 되었다.

소스 코드 문법 강조가 쉬운 것도 마음에 든다. 예전에는 SyntaxHighlighterPrettify 같은 것을 사용해야 했는데, 처음 설정하기도 까다로웠고 글을 쓸 때마다 블로그 에디터에서 WISWIG 모드와 HTML 모드를 왔다갔다하며 작업해야 하는 것도 귀찮았고, 최종 결과를 바로 보기도 어려웠다.

지금은 텍스트 에디터와 브라우저를 열어놓고 작업한다. Hexo 서버를 띄워놓으면 에디터에서 수정한 내용을 브라우저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소스코드 문법 강조도 예전보다 훨씬 예쁘게 잘 나온다. 문법 강조 테마도 CSS를 교체하는 방식으로 마음껏 바꿀 수 있다. 글을 쓰는 게 재미있고 편해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