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시간
출퇴근 시간이 적을 수록 좋다고 생각했다. 회사와 집이 멀리 떨어져 있으면 출퇴근에 많은 에너지를 쓰게 된다. 몸도 힘들고 시간도 아깝다. 1시간이 넘으면 계속 다니기가 힘들게 느껴졌다. 그래서 가급적 회사 근처에 집을 얻곤 했다.
최근 이런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회사와 집이 가까우면 좋지만 적당히 떨어져 있어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만원버스나 콩나물 지하철에서 시달리지 않는다면 말이다. 물론 출퇴근 시간을 활용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다행히 내 출퇴근 길은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다. 아침에 기차를 타고 워털루 역으로 가서 지하철로 갈아타고 회사로 가야 한다. 기차에는 거의 항상 앉을 수 있고 출퇴근 시간은 한 시간 정도다. 제한된 시간이란 점이 시간 활용을 강제한다.
회사나 집에서는 뭔가 하려할 때 방해 요소가 많다.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방해요소다. 트위터, 유튜브, 페이스북, 스택오버플로우, 메일, 뉴스 등등... 하나씩 둘러보면 한두 시간 정도는 우습게 지나간다.
모든 것이 갖춰진 환경을 꿈꿨지만 그런 환경을 만들기도 어렵고 그런 환경에 있다 해도 의외로 일이 잘 되지 않는다. 오히려 제약사항이 있는 환경에서 다양한 욕구와 창의적 상상이 활발해지는 것 같다. 잘 기록하지 않으면 다 날아가 버리지만.
기차나 지하철에서는 인터넷 연결이 불편하다. 결국 책을 보거나 글을 쓰는 등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하게 된다. 피곤할 때는 잠시 눈을 붙이고 쉬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좋은 생각이 떠오르면 잘 메모했다가 회사나 집에서 실행할 수 있다.
아이들과 경제적 여건 등을 고려하면 내 마음대로 집의 위치를 정할 수 없기도 하다. 사무실이 위치한 도심은 집을 구하기도 쉽지 않고, 구한다 하더라도 아이들을 키우기에 좋은 환경이 아니다.